"관세장벽이 제조업 일자리 못살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조업 부활을 목표로 취하는 관세 등 보호무역조치가 사라진 일자리를 되살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미 많은 생산설비가 자동화돼 저학력·미숙련 노동자를 더는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시카고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00~2017년 미국에서는 550만 개의 생산직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는 1980~2000년 20년간 줄어든 일자리 수의 2배에 달한다. 일자리 감소는 저학력·미숙련 노동자에 집중해서 발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제조업 생산성은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중국 등의 개발도상국과 치열한 저비용 경쟁에 직면한 미국 기업들이 미숙련·반복 업무를 점차 자동화하면서 로봇과 고학력 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기 때문이다. 로봇화는 현재 상당 부분 진행돼 다시 되돌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등에 폭탄 관세를 부과해 미국 제조업을 보호하더라도 로봇화 때문에 사라진 일자리는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고 연구는 지적했다. 연구를 진행한 시카고대 경제학자 에릭 허스트는 "지금 무역장벽을 세운다고 해도 기계들을 없애지는 못할 것이다"라며 "해외 경쟁자들에 맞서 국내 업계를 육성하는 정책은 생산량에는 긍정적이지만 저학력·미숙련 노동자들을 돕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연구는 일자리를 잃은 생산직 노동자들이 재취업하지 못하는 이유를 사회문제로 부상한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남용과 연결지었다. 연구는 오피오이드 사용 및 이에 따른 사망 증가가 생산직 고용 감소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는 "생산직 근로자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지역에서 의사들은 오피오이드를 더 많이 처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환자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로 보인다"라고 전했다.